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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18세기 도시 컬러의 말 : 모든 색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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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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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김금희의 첫 장편소설. 계간지에 연재되는 동안 이미 눈 밝은 독자가 먼저 알아본 그 소설이 드디어 독자를 찾았다. 이 반짝이는 소설엔 이런 이야기들이 얽혀 있다.

1. 업무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국회의원 아버지 덕분에 취업한, 반도미싱 팀장대리 상수는 사내 파업에 참여한 이후로 진급하지 못하는 '문제 사원' 경애와 팀을 이뤄 서로를 돌보며 회사생활을 한다.
2. 연애상담 페이스북 '언니는 죄가 없다'에서 회원들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던 '언니'. 이별 후 씻는 일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이 깊은 무기력에 빠졌던 경애는 '언니'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그 여름을 견딜 힘을 얻게 된다.
3. 상수에게는 "은총이 있으라"라고 인사하던, 영화광 친구 은총을 사고로 잃은 기억이 있다. 호프집 화재 사건으로 영화 동호회에서 만난 친구 E를 잃은 경애는 E의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기면서 호된 겨울을 견뎠다.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라는 '언니'의 조언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경애도, 상수도, 다른 이들도 마음이 파괴될 만한 충격을 여러 차례 겪었지만 조금 부스러졌을 뿐이다. 그들은 그 시간들을 건너왔고, 여전히 부지런히 일을 하고, 상대를 향해 말을 걸고 밥을 나누어 먹으며 그 시간들을 지나쳐 간다. 경애와 상수가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마음을 향해 가닿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역시 우리의 마음을 비로소 들여다보게 된다. 2006년 젊은 작가 김애란을 이야기할 때 평론가 신형철은 "김애란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단단하고 명랑하며 아름다운 소설을 이야기할 때 이 질문을 조금 바꾸어 던지고 싶다. <경애의 마음>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가능한가? 좋아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그의 차로 말할 것 같으면 그의 인생을 모두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일단 다섯 사람이 탈 수 있지만 뒷좌석에 짐이 차 있고 조수석은 조수석대로 당장 필요한 자질구레한 소지품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그 차는 오직 그, 공상수 한 사람을 위한 차였다.

책 속에서
한 개인에 대해 이렇게 폭풍처럼 많은 것들을 알아버리는 건 기이한 경험이었다. 경애가 꺼려진다거나 싫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언니는 죄가 없다' 페이지에 그런 공지를 올린 뒤 '얼어 있는 프랑켄슈타인'에게서는 당연히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상수는 여전히 경애를 도와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 언니로서 답신을 주고받던 때와는 달랐다. 그때는 페이스북을 통해 편지를 보내는 다른 회원에게 그랬듯이 자신이 상대방보다 낫고 더 많이 알고 강인하며 깨어있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이 힘을 잃기 시작했다. 경애가 더이상 익명의 페이스북 회원이 아니게 되면서 상수의 그런 우쭐함은 사라져버렸다. 경애를 돕는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았다. 상수는 경애가 자신이 파괴되었다고 생각했다며 이메일을 보내왔을 때 평소처럼 정신 차리라든가, 그거 정말 똥 밟는 일이에요, 남자들은 원래 다 그럽니다, 성욕을 채우려면 어떤 사탕발림도 마다하지를 않아요, 아주 시를 쓰지요, 릴케가 따로 없어요,라고 말하지 못했다. 상수는 그렇게 양말 하나 벗지 않고 앉아 있던 산주 앞에서 경애가 느꼈을 모욕감을 떠올리며 조용히 분노했을 뿐이었다. 아마 경애가 그랬을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듯 마음이 오므라들었다. 기가 죽고 축소되었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이란 그렇게 함께 떨어져내리는 것이었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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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세계 도시에서 찾아낸 21세기 도시인의 꿈"
18세기 도시
정병설.김수영.주경철 외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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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물론 인류 문명 초기부터 존재했지만, 오늘날 도시와 직접적인 연결을 맺는 시기는 역시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현대화에 접어든,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비로소 전 세계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가능하게 된 18세기일 터, 이 책은 당시 도시의 모습과 그 안의 삶을 담아내려 스물다섯 명의 전문가를 각지에 파견하고, 그들이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한데 모아 당시의 세계상을 그려낸다.

우선 이들이 다녀온 도시의 다채로움에 놀라게 되는데, 유럽의 암스테르담, 베를린, 빈뿐 아니라 유럽의 외곽 이르쿠츠크와 아메리카의 보스턴과 뉴욕, 아시아의 북경, 도쿄, 방콕, 자카르타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에도 실상을 마주하기 쉽지 않은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 형형색색의 빛깔을 찾아보게 되고, 이들이 출발하고 돌아온 이곳, 그러니까 한반도에 자리한 서울, 평양, 수원의 18세기에 이르면, 매일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도시 속에서 각자의 삶이 무엇일지 돌아보게 된다.

문득 2, 300년 후의 사람들은 오늘 우리가 살아간 이 도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해하고 바라볼지 궁금해진다. 내가 거닌 골목골목이, 내가 만난 면면이, 내가 남긴 무언가가 도시를 이룬다는 생각에 이르니, 2, 300년 전 그곳을 그렇게 살아간 낯선 이들을 더욱 깊이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어쩌면 그들의 마음과 내 마음이 만나는 도시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기대가 커진다. 가깝게는 평양이 그런 도시 아닐까 싶고, 서둘러 그곳의 21세기를 만나보고 싶다. - 역사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자본주의 경제와 부르주아 문화가 일찍 꽃핀 곳이다. 유럽 경제의 패권을 차지한 이 도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이곳에서 부유한 상인층이 형성되었다.

이 책의 한 문장
이번 기획이 종전과 다른 점은 18세기 세계 도시의 양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폭넓게 조명했다는 것이다. 도시의 외형적 기본 설계에 해당하는 토목 건축은 물론 조경, 조각, 회화, 문학 등 문하화 예술까지 아울렀고, 도시의 상층을 구성하는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지성의 만남과 교류 외에 도시 유흥과 소수자의 삶 등을 포괄했다. 주제의 다양성만큼이나 대상 지역도 폭넓은데, 서유럽과 동북아시아를 넘어 동유럽은 물론 신대륙, 그리고 동남아시아까지 아울러 가능한 세계의 전체상을 구성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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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가지 '색'의 이름과 문화사"
컬러의 말 : 모든 색에는 이름이 있다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지음, 이용재 옮김 /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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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런던, 오스카 와일드가 노란 책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다가 체포됐다. 죄목은 ‘음란죄’. 무슨 영문일까? 당시 프랑스 선정주의 소설들이 노란 표지였던 탓에 노란색이 퇴폐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흐를 비롯한 화가들에겐 빅토리아 시대의 억압을 거부하는 색이기도 했다. 색감에 대한 인식은 시대와 사회상에 따라 변해 왔다. 예컨대 ‘소녀는 분홍, 소년은 파랑’이라는 생각도 백년 남짓 된 고정관념이다. 20세기 중반 미국 매체들을 보면 핑크는 단호하고 강인한 색이라서 남자아이에게 어울리고, 블루는 섬세하고 앙증맞은 색이라 여자아이에게 어울린다는 글이 실려 있다.

우리는 12색 세트, 많아야 64색 세트 물감에 익숙하지만, 모든 색에는 자신만의 이름이 있다. 파랑만 해도 울트라마린, 코발트, 인디고, 세룰리안 등으로 촘촘히 나뉜다. 이 책은 영국 여성의복학자인 저자가 <엘르 데코레이션>에 연재한 '색상 칼럼' 중 대표적인 75색을 엮은 것으로, 각 색상의 탄생과 상징 등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역사, 사회, 문화, 정치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페이지마다 각 색상이 인쇄되어 있어 약식의 컬러칩 역할도 거뜬히 소화한다. 와인색 ‘티리안 퍼플’ 이 어떻게 왕족의 색이 되었는지, 카키색이 왜 군인을 상징하고 고흐가 빛을 담으려 했던 '크롬 옐로'는 왜 해바라기를 시든 모습으로 보이게 하는지, 허먼 멜빌이 ‘모비 딕’에서 그토록 묘사하고자 애쓴 고래의 흰색은 어떤 색인지 이 책은 알고 있다. - 예술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색은 세계의 인식을 위한 기본 요소다. 눈에 잘 보이는 재킷, 브랜드의 로고, 눈,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피부를 떠올려보라.

추천의 글
아름답게 쓰이고 신중하게 만들어진 책. 매혹적인 일화와 연구로 가득한 이 우아한 책에는 모든 해답이 있다.
- 타임

우아함의 극치.
- 가디언

아름다운 한 가지 색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해보라.
- 데일리 메일

팔레트와 함께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 모든 색에는 매혹적이고, 놀랍고, 사색적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사이먼 가필드 (작가)

당신이 색을 좋아한다면 이 책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열정적이며 장엄한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빛의 마법 세계로 끌어들인다.
- 엘르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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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글쓰기 동기 유발 책"
강원국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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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앞선 글쓰기 책은 대통령과 회장님의 글쓰기였다. 국가와 기업으로 표현하든 정치와 자본으로 표현하든, 가능한 최대 다수에게 가급적 최대 영향을 미치는 방식의 글쓰기라 하겠다. 글의 목표와 글이 놓인 상황과 글의 전달 방식이 선명해 읽고 듣는 이에게 전달되는 카타르시스가 컸지만, 정작 내가 놓인 글쓰기의 목적과 상황과 전달 방식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터라 나의 글쓰기를 구제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내용이었다.

이번 책에서는 대통령과 회장님 대신에 강원국 자신의 이름을 담았다. 대통령과 회장님이 아닌 누구라도 강원국 대신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적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 제목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이 책은 무엇보다 자신과 자신감을 강조한다. 생각해보면 작가라 해도 글쓰기에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어찌보면 글을 쓰기 전에 찾아오는 불안과 두려움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이 책은 이런 감각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이를 글쓰기의 재료와 방법으로 삼는 방법을 전한다. 그간 찾아헤맨 글쓰기의 재능이 바로 내 안에 있었다니, 더는 재능을 숨기거나 감출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각자가 '나'의 글을 써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전하는 강력한 글쓰기 동기 유발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글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쓰면 된다. 첫째, 쓰고 나서 편집하면 된다. 퇴고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글쓰기 전에 스스로에게 세 가지를 물어야 한다. ‘무엇에 관해 쓰지?’ ‘왜 쓰지?’ ‘어떻게 쓰지?’ 나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어떻게 쓰지’에 관해 가장 많이 고민한다. ...‘무엇에 관해 쓰지’에 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래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 그에 맞는 소재를 찾는 노력이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왜 쓰지’에 관한 고민은 아예 없다. ...‘어떻게 하면 잘 쓸까?’를 묻는 사람과 ‘어떻게 하면 잘 읽힐까?’를 질문하는 사람은 다르다. 전자는 쓰는 사람이 중심에 있고, 후자는 읽는 사람이 중심에 있다. 큰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