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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대량살상수학무기 북숍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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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게 손을 뻗어 손을 달라고 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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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여관'으로 홀로 떠났던 이병률이 돌아왔다. <찬란>,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등의 시와 산문을 통해 떠나고 머무르는 사연들, 그 정결한 감상에 대해 말해오던 시인이 2013년 이후 발표한 시 60편을 소개한다.

이병률의 시, 혼자 있고, 이미 떠나왔고, 지나간 자리에서 가만히 이야기한다. 감정은 이미 끝났고, 속절없는 감상만 남아 있다. 그러나 고됨을 알면서도 차마 포기하지 못하는 어떤 정서들. "내게 공중에 버려지는 고된 기분을 / 여러 번 알리러 와준 그 사람을 / 지금 다시 찾으러 가겠다고 길을 나서고 있는 나를 / 나는 어쩔 것인가요" (<그 사람은 여기 없습니다> 中)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마음들을 언어로 묘사할 방법을 찾고 싶을 때, 이병률의 시집에서 그 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오늘도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일일이 별들을 둘러보고 오느라구요

책 속에서
우리가 살아 있는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계와 다를 테니
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

무심함을
단순함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만나자

저녁빛이 마음의 내벽
사방에 펼쳐지는 사이
가득 도착할 것을 기다리자

과연 우리는 점 하나로 온 것이 맞는지
그러면 산 것인지 버틴 것인지
그 의문마저 쓸쓸해 문득 멈추는 일이 많았으니
서로를 부둥켜안고 지내지 않으면 안 되게 살자

<이 쓸쓸한 넉넉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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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과 빅데이터는 디지털 골상학"
대량살상수학무기
캐시 오닐 지음, 김정혜 옮김 /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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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직감은 설 곳이 없다. 기업에서 아직도 직감을 내세울 수 있는 이는 사장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숫자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겉으로 보면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보인다. 그런데 근거가 되는 숫자를 확인하거나 검토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미 계산된 결과이니 그 자체로 신뢰를 얻고 그대로 결정이 되곤 한다. 이게 합리적이냐고 되묻는다면 아마 쉽게 답하지 못하겠지만, 일일이 살펴보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넓어진다는 분명한 근거를 바탕으로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있겠다.

이제 빅데이터가 적용되지 않는 곳은 없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 결정이나 대학의 학생 선발 등 비교와 평가가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가 가장 정확하고 믿을 만하다고 인정받는다. 이 책은 이런 태도에 경종을 울린다. 수학박사이자 데이터과학자로 명성을 떨친 저자는 일종의 내부고발자가 되어 빅데이터의 허술함과 알고리즘의 한계를 낱낱이 고발한다. 과거 골상학이 인종을 차별하는 근거로 사용되었듯, 오늘날 빅데이터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믿기 어렵다고? 아마 당시 골상학을 믿는 이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을 터, 대량살상수학무기로 변신한 알고리즘의 파괴와 위협을 확인한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기준과 근거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1946년 뜨거웠던 8월의 어느 여름날 오후,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사이에 열린 더블헤더에서 클리블랜드의 선수 겸 감독인 루 부드로는 참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책의 한 문장
수학 모형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신을 닮았다., 신처럼 불투명해서 이해하기 힘들다. 각 영역의 최고 사제들, 즉 수학자와 컴퓨터 과학자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내부의 작동 방식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신의 평결처럼, 잘못되거나 유해한 결정을 내릴지라도 반박하거나 수정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하고 부자는 더욱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나는 이런 유해한 모형들의 적절한 이름을 생각해보았다. 바로 ‘대량살상수학무기’, 줄여서 WM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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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된 말 그릇을 다듬는 법"
말 그릇 (50만 부 기념 에디션)
김윤나 지음 /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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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식이라도 예쁜 그릇에 담으면 더 맛있어 보인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말도 예쁜 그릇에 담아 본다. 넘쳐나는 '말투' 관련 책들의 도움도 받는다. 그럼에도 말은 좀처럼 늘지 않는다. 계속되는 말실수만큼 상처 받는 사람도 늘어만 간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아무리 좋은 말들을 주워 담으려 한들 말 그릇이 작으면 다 소용 없는 일이라고 일갈한다. 그릇의 모양도, 그 안에 담긴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릇의 크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릇은 충분히 단단해야 한다.

그릇에는 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능력이나 도량 또는 그런 능력이나 도량을 가진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결국 나의 말 그릇은 나라는 사람의 됨됨이 그 자체다. 나의 말에서 마음이 느껴지는가? 나의 말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나인가, 내 안의 상처인가? 나는 내가 한 말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 책은 말을 담고 내뱉는 사람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고 대화 기술을 도외시하지는 않는다. 그릇을 키워 담아내야 할 것은 결국 좋은 말들이기 때문이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진심으로 충고할게. 너 그렇게 살지 마."

책 속에서
말 그릇을 다듬는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과 같다. 살면서 반드시 후배들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거나, 완벽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거나, 대단한 업적을 쌓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말 그릇을 매만지고 보듬는 일만큼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과 움직임을 의식하고, 살피고, 책임을 지는 일이 곧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말기 환자들을 돌보며 인생의 깨달음을 얻은 작가 브로니 웨어(Bronnie Ware)는, 그의 책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에 이런 말을 남겼다. "수년간 내게 상처를 주었던 말들도, 그 말을 내뱉은 사람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다. 말들은 그들의 상처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들도 몇 십 년 전에는 아름답고 순수한 존재였다. 특정한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지 않고 심지어 미워하기까지 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내게 상처를 준 그들의 행동과 말이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여전히 본래의 순수함이 남아 있다. 단지 삶의 고통을 겪으면서 흐려져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304~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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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점은 늘 관습에 대항해야 해요"
북숍 스토리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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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서점이 자신의 취향에 맞을지 아닐지는 서점에 한 발만 들여놓아도 알 수 있다.” 서점에서 일하는 이에게 이만큼 무서운 말이 있을까 싶지만, 서점에 들어서는 독자에게는 이 공간이 얼마나 놀랍고 신기한지 전하는 말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여섯 대륙에 걸친 300여 개의 서점과 그 서점을 오가는 사람, 그 서점에 놓인 책과 그 책을 쓴 사람 그리고 그들이 서점에 쌓은 시간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가득한데, 무엇보다 서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거라며 눈을 밝히는 작가 젠 캠벨의 따뜻한 시선이 우리를 반긴다.

젠 캠벨은 런던의 앤티크 서점에서 일하는데, 서점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일을 엮은 책 <서점 손님들이 하는 이상한 말>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서점이 여전히 의미가 있을지 해답을 찾으러 전 세계 수백 곳의 서점을 돌아다녔다. 정확하게 말하면 해답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을 텐데, 크게 다르지 않은 책을 팔면서 이렇게 각기 다른 마음으로 서점을 꾸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를 읽으니, 자연스레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서점에서 책을 다루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 결과를 모두 풀어놓으려면 마찬가지로 책 한 권이 될 테니, 내게 와닿은 서점의 마음 하나를 적으며 짧은 감상을 마친다. "좋은 서점은 늘 관습에 대항해야 해요."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 해수 늪과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 자리한 위그타운은 '스코틀랜드 공식 책 도시'로 알려진 곳이다.

책 속에서
서점에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서가에 꽂힌 책 이야기뿐 아니라 숨은 이야기들이 아주 많다. 서점 주인의 이야기가 있고, 그 주인들이 사랑하는 책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또 작가의 이야기가 있고, 작가들이 첫 책을 쓰기까지의 이야기가 있다. 중고 책 이야기가 있고, 그 책을 소유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서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손님에게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8쪽)